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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공개·친구 1명

태풍이 지나갔어. 조용히 눈물만 흐를 뿐이었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는지 몰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곧 상황이 끝난다는 걸 의미했지.

단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본 적 없었어. 부모님의 이혼을 막은 적도, 이유 없는 따돌림에 화가 났을 때도 나에게 오는 어떠한 일에 저항 한번 한 적이 없었지. 비가 내리면 나는 맞는 사람이었단다.


그래서 나는 반대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을 한 거야.

모든 것을 어겨보고 싶었어. 끝나는 관계에 조금 더 연장선을 놓으려 노력했다. 억압하는 모든 것에 수많은 비난을 퍼부었어. 구태여 이 인생을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만들고자 나를 잃어야만 했단다.


이혼가정이 들통날까 봐 불안에 떨던 날을 당당히 '아빠가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어.

나의 지난 불안감이 거짓말처럼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돈이 없어서 학원을 다니지 못한다는 걸 대학교를 다닐 마음이 없다고 포장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만이 가지고 있을 때 약점이 되는 모든 것을 세상에 내던졌다.

고작 그런 사실이 나를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


혼자 있어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 행동들이었지만, 사실 나는 겉으로만 강했던 사람이었어. 나는 뒷담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했어.


A는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며 욕을 했다. B는 남자를 밝힌다며 싫어했고, C는 예술가인 척을 한다며 비난했지.

최선을 다해 A에게 잘해주기 시작했어. 술값은 단연 내가 샀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과한 리액션을 했다. B에겐 굳이 남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C에겐 얼마나 내가 평범한 여자인지에 대해 구구절절 말했지. 결과는 다들 날 떠났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얼마나 별로인 사람인지 알려준 것뿐이었어.


약점을 내던졌어도 나는 또 다른 약점을 안고 살아야만 했다.

덤으로 불쌍한 척을 하는 사람이라고, 가정사를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어야만 했어.


불쌍한 사람이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꼬운 것 같아.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용납이 되지 않는가 봐. 이러나저러나 나는 이제 정말 다 지쳐버렸다.


나를 비난하는 저 사람들을 봐. 재밌어. 자신은 완벽하듯이 웃는 저 표정을 봐.

과거를 기억 못 하는 저 사람들을 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잖아.


나는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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